드라마보다 극적이었던 스트리밍 전쟁의 첫 번째 막이 내려갔습니다. 흥행 보증수표와 쪽박 그 사이에서 치열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리뷰해 보려고 하는데요. ‘스트리밍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추락이 준 교훈은 무엇인지, 그리고 2막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놓쳐선 안될 핵심 두 가지는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시죠!
넷플릭스의 추락이 주는 메시지
스트리밍 전쟁 1막의 출연진에는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많았는데요. 넷플릭스(넷플릭스), 디즈니(디즈니+), 애플(애플TV+),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HBO&HBO Max) 등 기존 미디어 기업들과 스트리밍 기업들이 미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스 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었습니다. 시장을 압도했던 기업은 단연 넷플릭스였습니다. 1998년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DVD를 거쳐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으로 전환 후 2018년에는 시가총액 1,000억 달러, 를 넘기며 미디어 공룡 월트 디즈니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며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2020년 펜데믹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시작된 스트리밍 붐에 힘입어 시가총액 3,000억 달러를 달성하며 대세는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렸는데요. 그런 넷플릭스의 왕좌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니! 지난 달 공개된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넷플릭스는 11년만에 가입자 수가 감소했음을 보고했으며, 큰 충격에 빠진 시장이 매도세로 돌아서 하루만에 주가가 40% 대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투자자들은 넷플릭스를 넘어 스트리밍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안그래도 과열된 경쟁구도 속에서 과연 스트리밍 기업들이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 것입니다. 비록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등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긴 하지만, 구독자 확보를 위해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은 이 기업들에게도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전망만 확실하다면 투자는 얼마든지 감수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실적 악화로 인해 투자자들의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깔리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넷플릭스 추격 전략만으로는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위기감 속에 막을 내린 스트리밍 전쟁 1막, 과연 2막을 여는 기업들의 대안은 무엇일까요?
수익성? 광고달고 더블로 가!
스트리밍 기업들의 선택은 광고 요금제입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최대 월 20달러에 이르는 구독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위해, 요금을 저렴하게 낮춘 대신 광고시청을 의무화하는 요금제를 연내 도입하기로 한 것인데요. 이렇게 할 경우 저렴한 요금제를 통해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투-트랙 수익 채널이 생기게 됩니다. 실적 악화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들을 달래 줄 방안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이는 군요! 라고 하면 좋겠지만🤨 벌써부터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구독자는 광고를 좋아하지 않는다인데요. 아무리 저렴하다고 해도 요금을 지불한 상태에서 광고를 시청한다는 심리적 거부감을 해결하기란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지난 분기발표까지만 해도 광고 없는 서비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줄곧 광고도입을 거절해 왔으니, 구독자 입장에서는 배신감마저 느낄 수도 있는 것이죠. 또한 경쟁 서비스인 Youtube의 경우 광고를 시청하는 무료시청와 광고를 시청하지 않는 유료시청이라는 분명한 경계를 두고 운영 중인데, 그 중간에 위치한 광고 요금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광고 시장의 위기입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광고 예산을 줄이기 시작했는데, 처음 도입되는 광고 플랫폼에 과감하게 예산을 투자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입니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많은 IT기업들 역시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태인데요.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SNAP의 CEO 에반 슈피겔(Evan Spiegel)은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달 분기별 실적 보고서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거시 경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SNAP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주가도 43% 하락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기업들이 선택한 광고 요금제라는 선택지는 수익성을 일시적으로 높이기 위한 미봉책일 뿐 진짜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한다는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스트리밍 전쟁 2막 속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선 어떤 필승전략이 필요한 걸까요?
또 한 번 허물기
스트리밍 산업은 오늘날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두 명의 라이벌과 싸워야 했습니다. 2000년대 초에는 비디오&DVD 대여점의 촘촘한 유통망을 넘어서야 했고, 최근까지는 독점 콘텐츠와 중계권을 가진 케이블 채널들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두 번의 경쟁에서 스트리밍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산업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성공했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 다윗이었던 스트리밍은 이제 새로운 골리앗이 되어 버렸습니다. ‘볼 사람은 다 보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또 한번의 J 커브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번 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디즈니는 최근 전 세계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로블록스(Roblox)의 모회사를 인수했습니다. 디즈니가 보유한 강력한 콘텐츠들을 영상을 넘어 상호작용 가능한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내린 결정이었는데요. 한 세기 넘게 미디어 절대강자였던 자신들을 설립된지 20년도 안된 스타트업이 넘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디즈니는 해오던 방식을 고수한다면 스트리밍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우쳤을지도 모릅니다.
스트리밍 전쟁 1막을 겪은 우리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완전히 익숙해졌습니다. 탐색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스트리밍 전쟁 2막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고객들을 만족시켰던 스트리밍의 장점, 킬러 콘텐츠는 유지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도와 연결을 통해 누구도 생각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a 위기감을 느낀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 역시 다이어트에 시작했지만, 한국 콘텐츠는 예외라고 합니다. 서구권 대비 투자 금액이 적으면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입자들을 사로잡는 가성비 좋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지난 해 5,500억원을 한국 콘텐츠 시장에 투입한데 이어, 올해는 1조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